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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ZZ WE TRIED IT · 6 MIN READ

환상의 정종 술지게미가 명품 화장품이 된 이유

저가 발효뷰티 공식을 깬 니가타의 도전

JD 젤리비 편집국 · 2026.09.28 SHARE · COPY LINK

저가 발효뷰티 공식을 깬 니가타의 도전

니가타의 사케 양조장 이시모토주조가 빚어내는 준마이다이긴조 '고시노칸바이'는 유통량이 워낙 적어 일본에서 '환상의 명주'로 불리는 술이다. 이 술을 짜내고 남는 찌꺼기, 즉 술지게미는 원래 된장이나 절임 요리에 쓰이거나 저렴한 화장품 원료로 소비되던 흔한 부산물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 부산물이 이번 가을 3만 3000엔에서 3만 9600엔, 우리 돈으로 30만 원대에 이르는 고가 스킨케어로 다시 태어났다. 이시모토주조와 자본 관계가 없는 별도 법인 코시노 키라메키가 발효 스킨케어 브랜드 '아에루와'를 새로 선보이며 화장수·미용액·크림 3종을 9월 24일부터 공식 온라인몰에서 판매하기 시작했고, 이후 백화점 외판 행사와 팝업, 살롱회로도 판매 채널을 넓힐 예정이다. 지금까지 발효 화장품 하면 저렴한 가격표가 먼저 떠올랐던 만큼, 흔한 부산물을 오히려 고가 라인으로 끌어올린 이번 시도는 단순한 신제품 출시를 넘어 일본 전통 발효산업이 스스로의 가치를 어떻게 재평가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눈길을 끈다. 같은 양조장 부산물을 다루면서도 값을 낮추는 대신 세 배 가까이 끌어올린 선택이라, 발효 원료 하나가 럭셔리 카테고리로 편입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첫 사례로도 읽힌다.

무엇이 달라졌나

기존에도 사케 양조장이 술지게미를 활용한 화장품을 내놓은 사례는 여럿 있었지만, 대부분 가격을 낮춰 대중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이었다. 아에루와는 정반대 전략을 택했다. 화장수(110mL, 3만 3000엔), 미용액(40mL, 3만 9600엔), 크림(40g, 3만 6300엔) 모두 기존 발효 화장품군보다 뚜렷하게 높은 가격대로 책정됐다. 핵심은 술지게미에 유산균과 효모, 군마현산 매화를 결합해 독자 개발한 발효 원료 '아에룬'이다. 미용액에는 이 아에룬이 60%나 배합됐고, 화장수에는 나이아신아미드와 히알루론산을 더해 오일프리로 완성했다. 크림에는 쌀겨 오일과 다마스크 장미 유래 PDRN, 엑토인을 배합해 보습과 재생 기능을 강화했다. 3종 공통으로 백단향과 화이트릴리 향을 입혀 향까지 브랜드 정체성으로 통일한 점도 눈에 띈다. 브랜드명 '아에루와'는 '만나다(아에루)'와 '조화(와)'를 합친 조어로, 발효와 미용, 자연과 과학, 전통과 혁신이라는 서로 다른 영역이 만나 새 가치를 만든다는 뜻을 담았다. 대표 이시모토 사치코는 이시모토주조에 시집온 지 32년째로 이시모토주조 이사도 겸하고 있어, 양조장 내부 시선에서 발효 문화를 화장품으로 확장했다는 점도 기존 이종 협업 브랜드와 다른 대목이다.

왜 지금인가

이 시점에 고가 전략을 들고나온 배경에는 시장 자체의 성장이 있다. 브랜드 출범을 지원한 마더어스 측은 세계 발효 스킨케어 시장이 4000억에서 6000억 엔 규모이며 연 10~11%씩 성장해 2030년에는 지금의 약 2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이 커지는 국면에서 저가 이미지로 굳어진 발효 화장품 카테고리를 그대로 따라가기보다, 적정 가격을 매겨 일본 발효 문화 자체의 브랜드 가치를 세계 시장에 다시 제시하겠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는 그동안 사케 양조장발 화장품이 대체로 기업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낮춰 접근했던 흐름에 대한 반작용이기도 하다. 또한 이 회사는 화장품 단일 카테고리에 머무르지 않고 뷰티(화장품), 이너뷰티(식품), 투어리즘(여행) 세 영역을 아우르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어, 화장품은 그 첫 관문에 가깝다. 올봄부터 전국에서 프리 이벤트 격으로 살롱회를 열어 음식과 향, 스킨케어로 발효를 오감으로 체험하게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량 유통으로 단번에 확산시키기보다 고객과 관계를 쌓는 채널을 우선한 판매 방식 자체가, 지금 발효 뷰티 시장에서 브랜드들이 저가 경쟁을 벗어나 가치 경쟁으로 옮겨가려는 흐름을 보여주는 신호로 읽힌다. 소비자 쪽에서 보면, 단일 양조장의 특정 술지게미라는 산지와 이력이 분명한 원료를 내세운 방식은 성분표만으로는 차별화가 힘들어진 발효 화장품 카테고리에서 '어느 술에서 나온 지게미인가'라는 스토리 자체를 구매 이유로 만든다는 점에서 경쟁사들과 다른 설득 지점을 마련한 셈이다.

다음에 볼 것

당장 확인할 지점은 10월까지 예정된 백화점 외판 행사다. JR교토이세탄, 센다이미쓰코시, 니가타이세탄에서 순차적으로 열리며, 공식 온라인몰 판매와 병행해 오프라인 접점을 늘려간다. 이 과정에서 살롱회를 통해 만난 고객을 화장품 구매로 이끌고, 다시 사케 양조장과 차, 전통공예를 체험하는 투어리즘 상품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 실제로 얼마나 작동하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회사는 해외, 특히 동남아시아 고객과의 접점도 강화한다는 방침이어서 국내 판매가 안정되면 해외 채널로 확장하는 속도도 지켜볼 만하다. 무엇보다 이 브랜드가 던지는 질문은 명확하다. 지금까지 발효 화장품이 저가로 소비돼온 것이 원료 자체의 한계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그동안 브랜드들이 택해온 가격 책정 전략의 한계였는지다. 아에루와가 대량 유통 대신 팬덤을 먼저 다지고 브랜드 성장에 맞춰 해외로 나가겠다는 순서를 택한 만큼, 앞으로 나올 매출 성과와 재구매율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보여줄 것이다. 만약 이 고가 전략이 시장에서 통한다면, 술지게미뿐 아니라 다른 양조장의 부산물도 비슷한 방식으로 재평가받는 흐름이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

#KOSHINO KIRAMEKI#AELU WA#PDRN#CEO#WWDJAPAN#PRO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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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리비 편집국·2026.09.28·6 MIN

저가 발효뷰티 공식을 깬 니가타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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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달라졌나 왜 지금인가 다음에 볼 것

니가타의 사케 양조장 이시모토주조가 빚어내는 준마이다이긴조 '고시노칸바이'는 유통량이 워낙 적어 일본에서 '환상의 명주'로 불리는 술이다. 이 술을 짜내고 남는 찌꺼기, 즉 술지게미는 원래 된장이나 절임 요리에 쓰이거나 저렴한 화장품 원료로 소비되던 흔한 부산물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 부산물이 이번 가을 3만 3000엔에서 3만 9600엔, 우리 돈으로 30만 원대에 이르는 고가 스킨케어로 다시 태어났다. 이시모토주조와 자본 관계가 없는 별도 법인 코시노 키라메키가 발효 스킨케어 브랜드 '아에루와'를 새로 선보이며 화장수·미용액·크림 3종을 9월 24일부터 공식 온라인몰에서 판매하기 시작했고, 이후 백화점 외판 행사와 팝업, 살롱회로도 판매 채널을 넓힐 예정이다. 지금까지 발효 화장품 하면 저렴한 가격표가 먼저 떠올랐던 만큼, 흔한 부산물을 오히려 고가 라인으로 끌어올린 이번 시도는 단순한 신제품 출시를 넘어 일본 전통 발효산업이 스스로의 가치를 어떻게 재평가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눈길을 끈다. 같은 양조장 부산물을 다루면서도 값을 낮추는 대신 세 배 가까이 끌어올린 선택이라, 발효 원료 하나가 럭셔리 카테고리로 편입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첫 사례로도 읽힌다.

무엇이 달라졌나

기존에도 사케 양조장이 술지게미를 활용한 화장품을 내놓은 사례는 여럿 있었지만, 대부분 가격을 낮춰 대중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이었다. 아에루와는 정반대 전략을 택했다. 화장수(110mL, 3만 3000엔), 미용액(40mL, 3만 9600엔), 크림(40g, 3만 6300엔) 모두 기존 발효 화장품군보다 뚜렷하게 높은 가격대로 책정됐다. 핵심은 술지게미에 유산균과 효모, 군마현산 매화를 결합해 독자 개발한 발효 원료 '아에룬'이다. 미용액에는 이 아에룬이 60%나 배합됐고, 화장수에는 나이아신아미드와 히알루론산을 더해 오일프리로 완성했다. 크림에는 쌀겨 오일과 다마스크 장미 유래 PDRN, 엑토인을 배합해 보습과 재생 기능을 강화했다. 3종 공통으로 백단향과 화이트릴리 향을 입혀 향까지 브랜드 정체성으로 통일한 점도 눈에 띈다. 브랜드명 '아에루와'는 '만나다(아에루)'와 '조화(와)'를 합친 조어로, 발효와 미용, 자연과 과학, 전통과 혁신이라는 서로 다른 영역이 만나 새 가치를 만든다는 뜻을 담았다. 대표 이시모토 사치코는 이시모토주조에 시집온 지 32년째로 이시모토주조 이사도 겸하고 있어, 양조장 내부 시선에서 발효 문화를 화장품으로 확장했다는 점도 기존 이종 협업 브랜드와 다른 대목이다.

왜 지금인가

이 시점에 고가 전략을 들고나온 배경에는 시장 자체의 성장이 있다. 브랜드 출범을 지원한 마더어스 측은 세계 발효 스킨케어 시장이 4000억에서 6000억 엔 규모이며 연 10~11%씩 성장해 2030년에는 지금의 약 2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이 커지는 국면에서 저가 이미지로 굳어진 발효 화장품 카테고리를 그대로 따라가기보다, 적정 가격을 매겨 일본 발효 문화 자체의 브랜드 가치를 세계 시장에 다시 제시하겠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는 그동안 사케 양조장발 화장품이 대체로 기업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낮춰 접근했던 흐름에 대한 반작용이기도 하다. 또한 이 회사는 화장품 단일 카테고리에 머무르지 않고 뷰티(화장품), 이너뷰티(식품), 투어리즘(여행) 세 영역을 아우르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어, 화장품은 그 첫 관문에 가깝다. 올봄부터 전국에서 프리 이벤트 격으로 살롱회를 열어 음식과 향, 스킨케어로 발효를 오감으로 체험하게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량 유통으로 단번에 확산시키기보다 고객과 관계를 쌓는 채널을 우선한 판매 방식 자체가, 지금 발효 뷰티 시장에서 브랜드들이 저가 경쟁을 벗어나 가치 경쟁으로 옮겨가려는 흐름을 보여주는 신호로 읽힌다. 소비자 쪽에서 보면, 단일 양조장의 특정 술지게미라는 산지와 이력이 분명한 원료를 내세운 방식은 성분표만으로는 차별화가 힘들어진 발효 화장품 카테고리에서 '어느 술에서 나온 지게미인가'라는 스토리 자체를 구매 이유로 만든다는 점에서 경쟁사들과 다른 설득 지점을 마련한 셈이다.

다음에 볼 것

당장 확인할 지점은 10월까지 예정된 백화점 외판 행사다. JR교토이세탄, 센다이미쓰코시, 니가타이세탄에서 순차적으로 열리며, 공식 온라인몰 판매와 병행해 오프라인 접점을 늘려간다. 이 과정에서 살롱회를 통해 만난 고객을 화장품 구매로 이끌고, 다시 사케 양조장과 차, 전통공예를 체험하는 투어리즘 상품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 실제로 얼마나 작동하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회사는 해외, 특히 동남아시아 고객과의 접점도 강화한다는 방침이어서 국내 판매가 안정되면 해외 채널로 확장하는 속도도 지켜볼 만하다. 무엇보다 이 브랜드가 던지는 질문은 명확하다. 지금까지 발효 화장품이 저가로 소비돼온 것이 원료 자체의 한계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그동안 브랜드들이 택해온 가격 책정 전략의 한계였는지다. 아에루와가 대량 유통 대신 팬덤을 먼저 다지고 브랜드 성장에 맞춰 해외로 나가겠다는 순서를 택한 만큼, 앞으로 나올 매출 성과와 재구매율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보여줄 것이다. 만약 이 고가 전략이 시장에서 통한다면, 술지게미뿐 아니라 다른 양조장의 부산물도 비슷한 방식으로 재평가받는 흐름이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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