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BUZZING 헤어컬러가 브라운과 오렌지로 쪼개지는 이… · 코치, 85주년에 '낡음'을 미래로 바꾸… · 프레피룩, 왜 더 플라자에서 다시 태어났…◆
NOW BUZZING 헤어컬러가 브라운과 오렌지로 쪼개지는 이… · 코치, 85주년에 '낡음'을 미래로 바꾸… · 프레피룩, 왜 더 플라자에서 다시 태어났…◆
JELIBI
⌕ SUBSCRIBE
SEOUL · DAILY · ISSUE No.327 WE TRIED IT · THE PICK · BEHIND IT 2026.09.30 · WED
JELIBI
⌕ SUB
Beauty Body Gadget Bites Buzz World
HOME/BUZZ/WE TRIED IT
BUZZ WE TRIED IT · 6 MIN READ

비아바두비, 공연 직전 '데이트' 인터뷰로 신보를 열다

팬들은 아직 팬덤 이름도 못 정했다

JD 젤리비 편집국 · 2026.09.26 SHARE · COPY LINK

팬들은 아직 팬덤 이름도 못 정했다

필리핀계 영국인 싱어송라이터 비아바두비(Beabadoobee)는 공연 시작을 한 시간도 채 남기지 않은 시각, 웨스트 런던의 한 레코드숍 한켠에 앉아 재스민 차를 홀짝이며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벽 하나를 사이에 둔 옆 공연장에는 이미 십대와 골수팬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고, 이들은 자신들을 부르는 이름조차 "비토피언스"로 할지 "비바도비스"로 할지 아직 합의를 보지 못한 상태였다. 침실에서 홀로 녹음한 로파이 팝 곡으로 데뷔한 신인이 이제는 전석 매진 공연을 도는 인디 스타로 자리 잡기까지, 이 팬덤은 그의 성장기를 함께 지나왔다. 그날 밤 그는 스포티파이가 주최한 홈타운 콘서트 무대에서 새 앨범 수록곡을 처음으로 라이브로 선보일 예정이었고, 공교롭게도 그 앨범은 공연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정식 발매됐다. 더 눈에 띄는 대목은 인터뷰 형식 그 자체다. 커리어나 신보를 묻는 통상적인 질문 대신, 첫사랑이 누구였는지, 데이트 상대에게서 절대 못 참는 점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의응답으로 채워진, 사실상 홍보 인터뷰를 '데이트' 형식으로 재구성한 자리였다. 스타의 사생활을 캐묻는 가십성 질문도, 신보 홍보를 위한 딱딱한 일문일답도 아닌, 그 중간 어딘가에 있는 새로운 인터뷰 포맷이 시도된 셈이다.

무엇이 달라졌나

새 앨범의 제목은 '필론(Pylon)'이다. 고대 그리스어로 관문 또는 입구를 뜻하는 이 단어는, 침실 팝의 상징이었던 아티스트가 완전히 다른 사운드의 문턱을 넘어선다는 선언처럼 읽힌다. 앨범에는 파라모어의 헤일리 윌리엄스와 데프톤즈의 치노 모레노가 협업자로 이름을 올렸다. 팝 신에서 출발한 아티스트가 얼터너티브 록과 뉴메탈 계보를 대표하는 두 보컬을 나란히 세운 조합인 셈이다. 결과물로 예고된 사운드는 기존보다 훨씬 그런지스럽고, 무겁고, 다듬어지지 않은 쪽에 가깝다는 평가다. 몽환적인 기타 리프와 꿀처럼 달콤한 보컬로 한 세대의 성장기를 감싸안았던 초기 스타일과 비교하면, 이번 방향 전환은 결코 작지 않은 도박이다. 무엇보다 이 앨범은 수록곡을 정식 발매 전에 콘서트 현장에서 먼저 라이브로 들려주고, 공연이 끝나는 순간 곧바로 스트리밍에 올리는 방식을 택했다. 티저 영상이나 선공개 싱글로 몇 주에 걸쳐 기대감을 쌓아가는 통상적인 발매 순서를 뒤집어, 그 자리에 있던 관객들이 세상에서 가장 먼저 앨범 전체를 경험하도록 만든 셈이다. 앨범과 공연, 두 이벤트를 하나로 묶는 이런 방식은 발매 자체를 하나의 라이브 이벤트로 바꿔놓는다.

왜 지금인가

이런 변화가 낯설지 않은 데는 이유가 있다. 침실 팝에서 출발해 밴드 사운드로, 다시 록에 가까운 질감으로 옮겨가는 궤적은 최근 몇 년간 인디팝 신에서 드물지 않게 관찰되는 흐름이다. 스트리밍 알고리즘이 장르를 잘게 쪼개 추천하는 동안, 정작 팬덤은 한 아티스트가 앨범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데 오히려 더 익숙해졌고, 아티스트 입장에서도 하나의 사운드에 오래 머무르기보다 스스로 장르 경계를 넘나드는 편이 화제성이나 커리어 확장 면에서 유리해졌다. 여기에 협업자 라인업이 갖는 신호도 작지 않다. 헤일리 윌리엄스와 치노 모레노는 각각 2000년대와 2010년대 록 신을 대표하는 이름으로, 이들과의 협업은 단순한 피처링을 넘어 "이 아티스트를 록 신도 인정한다"는 일종의 보증처럼 작동한다. 공연과 발매 시점을 겹쳐놓는 방식 역시 우연이 아니다. 스포티파이가 직접 기획한 홈타운 콘서트라는 무대 자체가, 스트리밍 플랫폼이 아티스트의 오프라인 이벤트를 자사 마케팅 자산으로 끌어들이는 최근 흐름과 맞닿아 있고, 그 현장에서 곧바로 앨범을 터뜨리는 방식은 팬덤의 실시간 반응 자체를 발매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셈이다. 결국 사운드 전환과 발매 방식 전환이 같은 시점에 겹친 것은, 한 아티스트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순간이 원래 여러 신호가 동시에 몰리는 지점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다음에 볼 것

당장 확인할 지점은 '필론'이 실제로 얼마나 그런지하고 무거운 쪽으로 갔는지, 그리고 헤일리 윌리엄스와 치노 모레노의 참여가 단순한 피처링 보컬 수준인지 아니면 곡 전체의 결을 바꾸는 수준인지다. 협업자의 이름값과 실제 트랙의 완성도는 종종 다르게 갈리기 때문에, 앨범 전곡이 공개된 이후의 반응이야말로 진짜 평가가 될 것이다. 팬덤 명칭이 "비토피언스"와 "비바도비스" 가운데 어느 쪽으로 굳어질지도 지켜볼 만한 대목이다. 이런 자생적 별명 경쟁은 팬덤 규모가 특정 임계점을 넘어섰다는 신호로 흔히 읽히는데, 이름이 하나로 수렴하는 시점이 곧 팬덤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시점과 겹치는 경우가 많다. 공연장에서 신곡을 먼저 들려주고 그 즉시 앨범을 정식 발매하는 이번 방식이 앞으로 다른 아티스트들에게도 참고할 만한 발매 전략으로 이어질지도 관전 포인트다. 무엇보다 앨범 제목이 뜻하는 "관문"이라는 표현이 이번 한 장의 일회성 실험으로 끝날지, 아니면 앞으로 이어질 사운드 전환의 시작점이 될지는 다음 활동을 통해서만 확인될 것이다. 지금으로선 이 앨범 하나가 그의 커리어에서 또렷한 분기점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인터뷰가 택한 '데이트' 형식과 공연 직후 즉시 발매하는 방식이 이후 다른 아티스트의 컴백 캠페인에서도 반복될지, 아니면 이번 한 번으로 그칠 실험이었는지도 함께 지켜볼 대목이다.

#Beabadoobee#It’s#West London#Beatopians#Beabadobees#They’ve
THE JELIBI BRIEF

A small team that reads too much internet so you don't have to.

SUBSCRIBE →
BUZZ

헤어컬러가 브라운과 오렌지로 쪼개지는 이유

BUZZ

코치, 85주년에 '낡음'을 미래로 바꾸다

BUZZ

프레피룩, 왜 더 플라자에서 다시 태어났나

← BUZZ WE TRIED IT

비아바두비, 공연 직전 '데이트' 인터뷰로 신보를 열다

팬들은 아직 팬덤 이름도 못 정했다

젤리비 편집국·2026.09.26·6 MIN

팬들은 아직 팬덤 이름도 못 정했다

IN THIS PIECE
무엇이 달라졌나 왜 지금인가 다음에 볼 것

필리핀계 영국인 싱어송라이터 비아바두비(Beabadoobee)는 공연 시작을 한 시간도 채 남기지 않은 시각, 웨스트 런던의 한 레코드숍 한켠에 앉아 재스민 차를 홀짝이며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벽 하나를 사이에 둔 옆 공연장에는 이미 십대와 골수팬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고, 이들은 자신들을 부르는 이름조차 "비토피언스"로 할지 "비바도비스"로 할지 아직 합의를 보지 못한 상태였다. 침실에서 홀로 녹음한 로파이 팝 곡으로 데뷔한 신인이 이제는 전석 매진 공연을 도는 인디 스타로 자리 잡기까지, 이 팬덤은 그의 성장기를 함께 지나왔다. 그날 밤 그는 스포티파이가 주최한 홈타운 콘서트 무대에서 새 앨범 수록곡을 처음으로 라이브로 선보일 예정이었고, 공교롭게도 그 앨범은 공연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정식 발매됐다. 더 눈에 띄는 대목은 인터뷰 형식 그 자체다. 커리어나 신보를 묻는 통상적인 질문 대신, 첫사랑이 누구였는지, 데이트 상대에게서 절대 못 참는 점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의응답으로 채워진, 사실상 홍보 인터뷰를 '데이트' 형식으로 재구성한 자리였다. 스타의 사생활을 캐묻는 가십성 질문도, 신보 홍보를 위한 딱딱한 일문일답도 아닌, 그 중간 어딘가에 있는 새로운 인터뷰 포맷이 시도된 셈이다.

무엇이 달라졌나

새 앨범의 제목은 '필론(Pylon)'이다. 고대 그리스어로 관문 또는 입구를 뜻하는 이 단어는, 침실 팝의 상징이었던 아티스트가 완전히 다른 사운드의 문턱을 넘어선다는 선언처럼 읽힌다. 앨범에는 파라모어의 헤일리 윌리엄스와 데프톤즈의 치노 모레노가 협업자로 이름을 올렸다. 팝 신에서 출발한 아티스트가 얼터너티브 록과 뉴메탈 계보를 대표하는 두 보컬을 나란히 세운 조합인 셈이다. 결과물로 예고된 사운드는 기존보다 훨씬 그런지스럽고, 무겁고, 다듬어지지 않은 쪽에 가깝다는 평가다. 몽환적인 기타 리프와 꿀처럼 달콤한 보컬로 한 세대의 성장기를 감싸안았던 초기 스타일과 비교하면, 이번 방향 전환은 결코 작지 않은 도박이다. 무엇보다 이 앨범은 수록곡을 정식 발매 전에 콘서트 현장에서 먼저 라이브로 들려주고, 공연이 끝나는 순간 곧바로 스트리밍에 올리는 방식을 택했다. 티저 영상이나 선공개 싱글로 몇 주에 걸쳐 기대감을 쌓아가는 통상적인 발매 순서를 뒤집어, 그 자리에 있던 관객들이 세상에서 가장 먼저 앨범 전체를 경험하도록 만든 셈이다. 앨범과 공연, 두 이벤트를 하나로 묶는 이런 방식은 발매 자체를 하나의 라이브 이벤트로 바꿔놓는다.

왜 지금인가

이런 변화가 낯설지 않은 데는 이유가 있다. 침실 팝에서 출발해 밴드 사운드로, 다시 록에 가까운 질감으로 옮겨가는 궤적은 최근 몇 년간 인디팝 신에서 드물지 않게 관찰되는 흐름이다. 스트리밍 알고리즘이 장르를 잘게 쪼개 추천하는 동안, 정작 팬덤은 한 아티스트가 앨범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데 오히려 더 익숙해졌고, 아티스트 입장에서도 하나의 사운드에 오래 머무르기보다 스스로 장르 경계를 넘나드는 편이 화제성이나 커리어 확장 면에서 유리해졌다. 여기에 협업자 라인업이 갖는 신호도 작지 않다. 헤일리 윌리엄스와 치노 모레노는 각각 2000년대와 2010년대 록 신을 대표하는 이름으로, 이들과의 협업은 단순한 피처링을 넘어 "이 아티스트를 록 신도 인정한다"는 일종의 보증처럼 작동한다. 공연과 발매 시점을 겹쳐놓는 방식 역시 우연이 아니다. 스포티파이가 직접 기획한 홈타운 콘서트라는 무대 자체가, 스트리밍 플랫폼이 아티스트의 오프라인 이벤트를 자사 마케팅 자산으로 끌어들이는 최근 흐름과 맞닿아 있고, 그 현장에서 곧바로 앨범을 터뜨리는 방식은 팬덤의 실시간 반응 자체를 발매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셈이다. 결국 사운드 전환과 발매 방식 전환이 같은 시점에 겹친 것은, 한 아티스트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순간이 원래 여러 신호가 동시에 몰리는 지점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다음에 볼 것

당장 확인할 지점은 '필론'이 실제로 얼마나 그런지하고 무거운 쪽으로 갔는지, 그리고 헤일리 윌리엄스와 치노 모레노의 참여가 단순한 피처링 보컬 수준인지 아니면 곡 전체의 결을 바꾸는 수준인지다. 협업자의 이름값과 실제 트랙의 완성도는 종종 다르게 갈리기 때문에, 앨범 전곡이 공개된 이후의 반응이야말로 진짜 평가가 될 것이다. 팬덤 명칭이 "비토피언스"와 "비바도비스" 가운데 어느 쪽으로 굳어질지도 지켜볼 만한 대목이다. 이런 자생적 별명 경쟁은 팬덤 규모가 특정 임계점을 넘어섰다는 신호로 흔히 읽히는데, 이름이 하나로 수렴하는 시점이 곧 팬덤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시점과 겹치는 경우가 많다. 공연장에서 신곡을 먼저 들려주고 그 즉시 앨범을 정식 발매하는 이번 방식이 앞으로 다른 아티스트들에게도 참고할 만한 발매 전략으로 이어질지도 관전 포인트다. 무엇보다 앨범 제목이 뜻하는 "관문"이라는 표현이 이번 한 장의 일회성 실험으로 끝날지, 아니면 앞으로 이어질 사운드 전환의 시작점이 될지는 다음 활동을 통해서만 확인될 것이다. 지금으로선 이 앨범 하나가 그의 커리어에서 또렷한 분기점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인터뷰가 택한 '데이트' 형식과 공연 직후 즉시 발매하는 방식이 이후 다른 아티스트의 컴백 캠페인에서도 반복될지, 아니면 이번 한 번으로 그칠 실험이었는지도 함께 지켜볼 대목이다.

#Beabadoobee#It’s#West London#Beatopians#Beabadobees#They’ve
THE JELIBI BRIEF

A small team that reads too much internet so you don't have to.

SUBSCRIBE →
MORE IN WE TRIED IT
헤어컬러가 브라운과 오렌지로 쪼개지는 이유코치, 85주년에 '낡음'을 미래로 바꾸다프레피룩, 왜 더 플라자에서 다시 태어났나크리스마스 코프레, 왜 두 번에 나눠 풀릴까리모와가 중고 캐리어를 전시장에 세운 이유
THE JELIBI BRIEF

인터넷을 너무 많이 보는 팀이 대신 골라 옵니다.

SUBSCRIBE

바로가기 등록하시면, 더 쉽게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