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BUZZING 헤어컬러가 브라운과 오렌지로 쪼개지는 이… · 코치, 85주년에 '낡음'을 미래로 바꾸… · 프레피룩, 왜 더 플라자에서 다시 태어났…◆
NOW BUZZING 헤어컬러가 브라운과 오렌지로 쪼개지는 이… · 코치, 85주년에 '낡음'을 미래로 바꾸… · 프레피룩, 왜 더 플라자에서 다시 태어났…◆
JELIBI
⌕ SUBSCRIBE
SEOUL · DAILY · ISSUE No.327 WE TRIED IT · THE PICK · BEHIND IT 2026.09.30 · WED
JELIBI
⌕ SUB
Beauty Body Gadget Bites Buzz World
HOME/BUZZ/WE TRIED IT
BUZZ WE TRIED IT · 6 MIN READ

모두가 질주할 때, 보테가만 느리게 가는 법

다른 하우스는 연 10개, 보테가는 3개

JD 젤리비 편집국 · 2026.09.28 SHARE · COPY LINK

다른 하우스는 연 10개, 보테가는 3개

루이비통, 구찌, 디올, 샤넬을 넘나들며 몰아치던 지난 1년의 디자이너 교체 열풍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보테가 베네타의 SS27 런웨이 앞줄에는 켄달 제너와 제이콥 엘로디가 나란히 앉았다. 두 사람이 같은 자리에서 함께 포착된 장면 자체만으로도 패션위크 화제성 순위를 단숨에 끌어올릴 만했지만, 정작 더 흥미로운 지점은 이 장면이 어떤 산업적 맥락 위에 놓여 있는가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데뷔 시즌이라는 이름으로 떠들썩했던 하우스들이 지금은 연 5~10개 컬렉션을 쏟아내는 살인적 속도로 굴러가는 반면, 루이즈 트로터가 이끄는 보테가는 부임 1년 만에 겨우 세 번째 컬렉션을 선보이는 여유를 여전히 지키고 있다. 화려한 셀럽 프런트로우 이면에서 조용히 진행되고 있는 이 '속도 차이'야말로, 지금 이 컬렉션을 단순한 셀럽 화보 이상으로 읽어야 하는 이유다. 같은 날 프런트로우에 거의 3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의 등장 역시 이 무대가 그저 신상 발표회가 아니라는 신호를 더했다. 셀럽 두 사람의 동반 등장과 오랜만의 셀럽 컴백이 하필 같은 쇼, 같은 순간에 겹쳤다는 점에서, 이 SS27 쇼는 옷보다 먼저 '누가 어디에 앉았는가'로 회자되고 있다.

무엇이 달라졌나

루이즈 트로터는 2025년 9월 보테가 베네타에 부임한 이후 지금까지 레디투웨어 컬렉션을 단 두 번 선보였고, 이번 SS27이 세 번째다. 같은 기간 다른 하우스들의 속도와 비교하면 이 숫자는 이례적으로 느껴진다. 뎀나는 구찌에서 1년 사이 다섯 번째 컬렉션을 지난 금요일 발표했고, 마티유 블라지는 샤넬에서 이미 여섯 번의 캣워크를 마치고 다음 주 일곱 번째 쇼를 앞두고 있다. 샹젤리제 건너편에서는 조나단 앤더슨이 디올에 자리를 잡은 뒤 무려 열 번의 컬렉션을, 그중 여덟 번을 정식 런웨이 쇼로 소화했다. 다시 말해 트로터가 한 시즌을 준비하는 동안 앤더슨은 같은 기간 두세 배에 달하는 컬렉션을 내놓아야 했던 셈이며, 이 격차는 단순한 숫자 차이를 넘어 디자이너 개인이 감당하는 창작 밀도와 하우스가 브랜드 노출에 거는 전략의 차이를 그대로 드러낸다. 오트쿠튀르와 리조트, 프리폴까지 병행해야 하는 다른 하우스들과 달리 보테가는 상대적으로 축소된 쇼 일정을 유지해왔고, 이 여백이 트로터에게 거대 하우스들의 중력권 안에 있으면서도 자신만의 궤도 속도를 정할 수 있는 드문 여지를 줬다. 프런트로우에 2023년 6월 이후 처음으로 패션위크 쇼에 모습을 드러낸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가 하필 이 '느린 하우스'를 택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왜 지금인가

이 장면이 의미심장한 이유는 시점 때문이다. 지난해 SS26 시즌은 구찌·샤넬·디올·보테가를 포함한 럭셔리 업계 최상단에서 유례없는 디자이너 물갈이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이른바 '데뷔의 계절'이었다. 그로부터 정확히 1년, 업계는 잠시 숨을 고르기는커녕 오히려 속도를 높였다. 신임 디렉터들이 저마다 존재감을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연간 쇼 횟수를 늘리는 쪽을 택했고, 그 결과 패션 캘린더 자체가 예전보다 훨씬 촘촘하고 숨 가쁘게 재편됐다. 이런 흐름 안에서 보테가 베네타가 상대적으로 느린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하나의 전략적 신호로 읽힌다. 소비자와 미디어가 매 시즌 쏟아지는 컬렉션에 피로를 느끼기 시작한 시점에, 오히려 여백을 남기는 브랜드가 차별화된 존재감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켄달 제너와 제이콥 엘로디 같은 셀럽 커플이 공개 석상 등장 장소로 조용한 하우스의 쇼를 택했다는 점도, 화려함보다 신뢰와 취향을 앞세우는 최근 셀럽 이미지 관리 방식과 맞닿아 있다. 프런트로우가 관계를 공표하는 무대로 쓰이는 흐름 자체가, 브랜드의 속도 전략과 맞물려 함께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뎀나·블라지·앤더슨처럼 매 시즌 스포트라이트를 갱신해야 하는 하우스들과 달리, 보테가는 등장 빈도를 줄이는 대신 한 번 등장할 때의 밀도를 높이는 쪽을 택한 것으로 보이며, 이번 셀럽 라인업은 그 결과물에 가깝다.

다음에 볼 것

앞으로 지켜볼 지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트로터가 상대적 여유 속에서 쌓아가는 보테가만의 디자인 언어가 다음 시즌들에서 어떤 방향으로 구체화되는지다. 경쟁자들처럼 속도를 내지 않는 대신 완성도로 승부하겠다는 신호가 이번 SS27 컬렉션 자체에서 얼마나 드러났는지가 관건이며, 이는 앞으로 트로터가 보테가에서 얼마나 오래, 어떤 방식으로 자리를 지킬지를 가늠하는 첫 단서이기도 하다. 둘째, 켄달 제너와 제이콥 엘로디가 이후에도 나란히 공개 석상에 등장할지 여부다. 이번 등장이 일회성인지, 아니면 앞으로 다른 패션위크 일정에서도 이어질 관계 공표의 연장선인지에 따라 두 사람을 둘러싼 화제성의 무게가 달라진다. 셋째, 업계 전체의 속도 경쟁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는가다. 당장 다음 주 마티유 블라지가 샤넬에서 일곱 번째 쇼를 선보이고, 조나단 앤더슨 역시 디올에서 쉼 없는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며, 뎀나 역시 구찌에서 다음 컬렉션 준비에 곧바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숨 가쁜 흐름 속에서 보테가처럼 의도적으로 느리게 가는 하우스가 하나둘 늘어난다면, 그것이야말로 다음 시즌 패션위크를 읽는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다.

#Kendall Jenner#Jacob Elordi#Bottega Veneta#Gallery#It’s#Demna
THE JELIBI BRIEF

A small team that reads too much internet so you don't have to.

SUBSCRIBE →
BUZZ

헤어컬러가 브라운과 오렌지로 쪼개지는 이유

BUZZ

코치, 85주년에 '낡음'을 미래로 바꾸다

BUZZ

프레피룩, 왜 더 플라자에서 다시 태어났나

← BUZZ WE TRIED IT

모두가 질주할 때, 보테가만 느리게 가는 법

다른 하우스는 연 10개, 보테가는 3개

젤리비 편집국·2026.09.28·6 MIN

다른 하우스는 연 10개, 보테가는 3개

IN THIS PIECE
무엇이 달라졌나 왜 지금인가 다음에 볼 것

루이비통, 구찌, 디올, 샤넬을 넘나들며 몰아치던 지난 1년의 디자이너 교체 열풍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보테가 베네타의 SS27 런웨이 앞줄에는 켄달 제너와 제이콥 엘로디가 나란히 앉았다. 두 사람이 같은 자리에서 함께 포착된 장면 자체만으로도 패션위크 화제성 순위를 단숨에 끌어올릴 만했지만, 정작 더 흥미로운 지점은 이 장면이 어떤 산업적 맥락 위에 놓여 있는가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데뷔 시즌이라는 이름으로 떠들썩했던 하우스들이 지금은 연 5~10개 컬렉션을 쏟아내는 살인적 속도로 굴러가는 반면, 루이즈 트로터가 이끄는 보테가는 부임 1년 만에 겨우 세 번째 컬렉션을 선보이는 여유를 여전히 지키고 있다. 화려한 셀럽 프런트로우 이면에서 조용히 진행되고 있는 이 '속도 차이'야말로, 지금 이 컬렉션을 단순한 셀럽 화보 이상으로 읽어야 하는 이유다. 같은 날 프런트로우에 거의 3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의 등장 역시 이 무대가 그저 신상 발표회가 아니라는 신호를 더했다. 셀럽 두 사람의 동반 등장과 오랜만의 셀럽 컴백이 하필 같은 쇼, 같은 순간에 겹쳤다는 점에서, 이 SS27 쇼는 옷보다 먼저 '누가 어디에 앉았는가'로 회자되고 있다.

무엇이 달라졌나

루이즈 트로터는 2025년 9월 보테가 베네타에 부임한 이후 지금까지 레디투웨어 컬렉션을 단 두 번 선보였고, 이번 SS27이 세 번째다. 같은 기간 다른 하우스들의 속도와 비교하면 이 숫자는 이례적으로 느껴진다. 뎀나는 구찌에서 1년 사이 다섯 번째 컬렉션을 지난 금요일 발표했고, 마티유 블라지는 샤넬에서 이미 여섯 번의 캣워크를 마치고 다음 주 일곱 번째 쇼를 앞두고 있다. 샹젤리제 건너편에서는 조나단 앤더슨이 디올에 자리를 잡은 뒤 무려 열 번의 컬렉션을, 그중 여덟 번을 정식 런웨이 쇼로 소화했다. 다시 말해 트로터가 한 시즌을 준비하는 동안 앤더슨은 같은 기간 두세 배에 달하는 컬렉션을 내놓아야 했던 셈이며, 이 격차는 단순한 숫자 차이를 넘어 디자이너 개인이 감당하는 창작 밀도와 하우스가 브랜드 노출에 거는 전략의 차이를 그대로 드러낸다. 오트쿠튀르와 리조트, 프리폴까지 병행해야 하는 다른 하우스들과 달리 보테가는 상대적으로 축소된 쇼 일정을 유지해왔고, 이 여백이 트로터에게 거대 하우스들의 중력권 안에 있으면서도 자신만의 궤도 속도를 정할 수 있는 드문 여지를 줬다. 프런트로우에 2023년 6월 이후 처음으로 패션위크 쇼에 모습을 드러낸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가 하필 이 '느린 하우스'를 택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왜 지금인가

이 장면이 의미심장한 이유는 시점 때문이다. 지난해 SS26 시즌은 구찌·샤넬·디올·보테가를 포함한 럭셔리 업계 최상단에서 유례없는 디자이너 물갈이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이른바 '데뷔의 계절'이었다. 그로부터 정확히 1년, 업계는 잠시 숨을 고르기는커녕 오히려 속도를 높였다. 신임 디렉터들이 저마다 존재감을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연간 쇼 횟수를 늘리는 쪽을 택했고, 그 결과 패션 캘린더 자체가 예전보다 훨씬 촘촘하고 숨 가쁘게 재편됐다. 이런 흐름 안에서 보테가 베네타가 상대적으로 느린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하나의 전략적 신호로 읽힌다. 소비자와 미디어가 매 시즌 쏟아지는 컬렉션에 피로를 느끼기 시작한 시점에, 오히려 여백을 남기는 브랜드가 차별화된 존재감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켄달 제너와 제이콥 엘로디 같은 셀럽 커플이 공개 석상 등장 장소로 조용한 하우스의 쇼를 택했다는 점도, 화려함보다 신뢰와 취향을 앞세우는 최근 셀럽 이미지 관리 방식과 맞닿아 있다. 프런트로우가 관계를 공표하는 무대로 쓰이는 흐름 자체가, 브랜드의 속도 전략과 맞물려 함께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뎀나·블라지·앤더슨처럼 매 시즌 스포트라이트를 갱신해야 하는 하우스들과 달리, 보테가는 등장 빈도를 줄이는 대신 한 번 등장할 때의 밀도를 높이는 쪽을 택한 것으로 보이며, 이번 셀럽 라인업은 그 결과물에 가깝다.

다음에 볼 것

앞으로 지켜볼 지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트로터가 상대적 여유 속에서 쌓아가는 보테가만의 디자인 언어가 다음 시즌들에서 어떤 방향으로 구체화되는지다. 경쟁자들처럼 속도를 내지 않는 대신 완성도로 승부하겠다는 신호가 이번 SS27 컬렉션 자체에서 얼마나 드러났는지가 관건이며, 이는 앞으로 트로터가 보테가에서 얼마나 오래, 어떤 방식으로 자리를 지킬지를 가늠하는 첫 단서이기도 하다. 둘째, 켄달 제너와 제이콥 엘로디가 이후에도 나란히 공개 석상에 등장할지 여부다. 이번 등장이 일회성인지, 아니면 앞으로 다른 패션위크 일정에서도 이어질 관계 공표의 연장선인지에 따라 두 사람을 둘러싼 화제성의 무게가 달라진다. 셋째, 업계 전체의 속도 경쟁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는가다. 당장 다음 주 마티유 블라지가 샤넬에서 일곱 번째 쇼를 선보이고, 조나단 앤더슨 역시 디올에서 쉼 없는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며, 뎀나 역시 구찌에서 다음 컬렉션 준비에 곧바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숨 가쁜 흐름 속에서 보테가처럼 의도적으로 느리게 가는 하우스가 하나둘 늘어난다면, 그것이야말로 다음 시즌 패션위크를 읽는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다.

#Kendall Jenner#Jacob Elordi#Bottega Veneta#Gallery#It’s#Demna
THE JELIBI BRIEF

A small team that reads too much internet so you don't have to.

SUBSCRIBE →
MORE IN WE TRIED IT
헤어컬러가 브라운과 오렌지로 쪼개지는 이유코치, 85주년에 '낡음'을 미래로 바꾸다프레피룩, 왜 더 플라자에서 다시 태어났나크리스마스 코프레, 왜 두 번에 나눠 풀릴까리모와가 중고 캐리어를 전시장에 세운 이유
THE JELIBI BRIEF

인터넷을 너무 많이 보는 팀이 대신 골라 옵니다.

SUBSCRIBE

바로가기 등록하시면, 더 쉽게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