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DM 한 통, 무명 가수를 스타로 바꿨다
드레이크가 먼저 알아본 런던 신인, 첸드레사
드레이크가 먼저 알아본 런던 신인, 첸드레사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싱어송라이터 첸드레사(Qendresa)에게 2026년은 지금까지 커리어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해로 기록되고 있다. 발단은 지극히 평범한 SNS 알림 하나였다. 드레이크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그녀의 곡 "티어즈(Tearz)"를 공유하면서 시작된 짧은 디엠(DM) 대화가, 반년 만에 그녀를 캐나다 출신 슈퍼스타의 앨범 3부작 공동 작업자로, 나아가 월간 청취자 600만 명을 넘는 아티스트로 바꿔놓았다. 대형 기획사의 캐스팅 절차나 피처링 발표 보도자료 없이, 뮤지션 개인의 SNS 메시지 한 통에서 시작된 인연이 이 정도 파급력을 냈다는 사실은 곱씹어볼 가치가 있다. 스트리밍 시대의 "발탁"이 더 이상 소속사 오디션이나 업계 인맥을 통해서만 이뤄지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첸드레사 본인도 이 상황을 "정말 실감이 나지 않았다"고 돌아볼 만큼, 당사자조차 예상하지 못한 전개였다.
무엇이 달라졌나
시작은 2026년 1월, 바하마에서 열린 드레이크의 <아이스맨(Iceman)> 앨범 작업 캠프였다. 첸드레사는 처음엔 이 초대가 협업 제안인 줄도 몰랐다고 말한다. 인스타그램 DM으로 음악 추천곡과 작업 중인 트랙을 주고받던 자연스러운 대화가 몇 달 뒤 정식 초대로 이어졌고, 그마저도 처음엔 앨범이 한 장인 줄 알았다가 나중에야 세 장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5월, 드레이크는 예고 없이 <ICEMAN>, <HABIBTI>, <MAID OF HONOUR> 세 장을 동시에 발매하는 파격적인 방식을 택했다. 첸드레사는 이 중 다수의 미공개 트랙 작업에 참여했으며, <HABIBTI> 수록곡 "Slap the City"에 피처링으로 이름을 올렸고 "Gen 5", "Fortworth"에서는 백킹 보컬을 맡았다. <MAID OF HONOUR>에서도 "Stuck" 크레딧에 이름이 올랐다. 그 결과 앨범 발매 이전 100만 명이 채 안 되던 그녀의 월간 리스너 수는 발매 이후 600만 명 이상으로 뛰어올랐다. 단순 수치로도 6배가 넘는 증가폭이지만, 더 눈여겨볼 지점은 이 증가가 유료 프로모션이나 알고리즘 푸시가 아니라 슈퍼스타의 개인 계정 공유 한 번에서 출발했다는 점이다.
왜 지금인가
이 사례가 흥미로운 이유는 단지 "무명 가수가 스타 덕에 떴다"는 익숙한 서사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주목할 지점은 대형 아티스트와 신인의 접점이 만들어지는 경로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데 있다. 과거라면 레이블 쇼케이스나 매니지먼트 라인을 거쳐야 했을 협업 제안이, 지금은 슈퍼스타 본인이 SNS 피드를 훑다가 마음에 드는 곡을 발견해 직접 메시지를 보내는 식으로 성사된다. 드레이크가 세 장의 앨범을 한꺼번에, 그것도 사전 예고 없이 던지듯 발매한 방식 역시 이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대형 발매를 몇 달씩 티저로 예열하던 관행 대신 서프라이즈 드롭으로 화제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이제 메가스타급 아티스트 사이에서도 표준처럼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 더해, 업계 전반에서는 봇 스트리밍이나 유료 플레이리스트로 부풀린 숫자에 대한 피로감이 커지는 중이다. 그런 배경에서 "과장 없이 진짜로 좋아서 찾아온 팬"이라는 서사 자체가 첸드레사에게는 오히려 신뢰 자산으로 작동한다. 그녀가 새 팬층을 두고 "하이프 때문이 아니라 진심으로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고 짚은 대목도 같은 맥락이다.
다음에 볼 것
첸드레사는 이미 다음 단계로 움직이고 있다. 늘어난 팬층을 향해 최근 신곡을 공개하며 화답에 나섰고, <아이스맨> 3부작 작업 중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트랙들이 있다는 점도 확인된 사실이다. 이 미공개곡들이 향후 정식 발매로 이어질지, 아니면 드레이크 쪽 별도 프로젝트로 흡수될지는 지켜볼 부분이다. 또 하나 눈여겨볼 지점은 첸드레사 본인의 정체성이다. 런던 킬번(Kilburn) 지역에서 자랐지만 코소보계 혈통을 지닌 그녀는, 이번 계기를 통해 두 지역 모두를 세계 무대로 끌고 나갈 위치에 서게 됐다. 슈퍼스타 협업으로 반짝 주목받는 아티스트는 많지만, 그 이후 자기 색깔을 지키며 커리어를 이어가는 경우는 생각보다 드물다. 첸드레사가 이번 급성장한 리스너층을 일회성 화제로 소비시키지 않고 자신의 오리지널 곡으로 얼마나 붙잡아둘 수 있을지가 이후 행보를 가늠할 기준이 될 것이다. 아울러 이번 사례처럼 SNS 메시지 하나가 대형 협업으로 이어지는 패턴이 다른 신인들에게도 반복될지, 업계가 이를 우연이 아닌 새로운 발굴 경로로 받아들일지도 함께 지켜볼 대목이다.
A small team that reads too much internet so you don't have t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