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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인, 몸값 4분의 1로 낮추고 세 번째 상장 도전

뉴욕·런던 실패 딛고 홍콩으로

JD 젤리비 편집국 · 2026.08.24 SHARE · COPY LINK

뉴욕·런던 실패 딛고 홍콩으로

초저가 패스트패션의 대명사인 쉬인(SHEIN)이 9월 1일 홍콩증권거래소 상장을 확정하며 다시 한번 세계 유통업계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뉴욕(2023년)과 런던(2024년)에서 잇달아 좌절된 뒤 나온 세 번째 도전이라는 점만으로도 화제가 될 만하지만, 정작 더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따로 있다. 공모 희망가 상단 기준 기업가치가 약 270억 달러로, 2022년 시리즈D 투자 유치 당시 인정받았던 약 980억 달러의 4분의 1 남짓으로 쪼그라들었다는 사실이다. 불과 몇 년 만에 초고속 성장의 상징이던 브랜드가 몸값을 큰 폭으로 낮춰서라도 상장을 성사시켜야 하는 처지가 됐다는 뜻이고, 이는 초저가 온라인 쇼핑이라는 포맷 자체가 지금 어떤 국면에 들어섰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읽힌다.

무엇이 달라졌나

쉬인이 홍콩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상장 신청서에 따르면, 공모 희망가는 주당 47.60~49.50홍콩달러(약 952~990엔 상당)이며 2억 8000만 주를 매도해 최대 138억 6000만 홍콩달러(약 2772억 엔)를 조달할 계획이다. 최종 공모가는 8월 31일 확정된다. 이 조건대로 상장이 이뤄지면 희망가 상단 기준 기업가치는 약 270억 달러(약 4조 2660억 엔)로 매겨지는데, 이는 2022년 시리즈D 투자 유치 당시 인정받았던 약 980억 달러(약 15조 4840억 엔)의 4분의 1을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 로이터가 7월 관계자를 인용해 "쉬인이 400억~500억 달러 수준의 몸값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던 것과 비교해도, 실제 제시한 상단가는 그 절반 남짓에 그친다. 원했던 몸값과 실제 제시가 사이의 이 간극 자체가 시장이 쉬인의 성장 스토리를 더 이상 예전만큼 높게 쳐주지 않는다는 신호로 읽힌다. 한편 창업자 크리스 슈(Chris Xu)는 지분 33%를 보유한 채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의결권 무게가 다른 두 종류의 주식을 발행하는 이중 의결권 구조를 채택했다. 몸값은 큰 폭으로 낮췄지만 창업자의 회사 지배력만큼은 조금도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왜 지금인가

이번 상장에서 더 흥미로운 지점은 시점과 맥락이다. 쉬인은 2012년 중국 난징에서 설립돼 2015년 광둥성 광저우로 이전했고, 2022년에는 본사를 싱가포르로 옮겼지만 생산 공급망의 대부분은 지금도 광저우에 몰려 있다. 압도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방대한 상품군을 쏟아내는 이른바 '울트라 패스트패션' 방식으로 특히 젊은 세대 사이에서 몇 년 새 급성장했지만, 그 이면에서는 저작권 침해 소송과 열악한 노동 환경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이 논란은 최근 들어 실제 매출을 갉아먹는 단계까지 번졌다. 미국과 유럽이 소액 수입품에 관세를 면제해주던 이른바 '데미니미스' 제도를 잇달아 폐지하면서, 사실상 쉬인과 테무(TEMU) 같은 초저가 해외직구 플랫폼을 정조준한 규제가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그 여파로 2025회계연도 매출은 전년 대비 8% 늘어난 418억 달러에 그쳤고 순이익은 38.7% 줄어든 약 20억 6000만 달러에 머물렀다. 2026년 1~3월 분기 매출 증가율은 1.1%까지 떨어졌고, 순이익은 전년 동기 3억 9500만 달러 흑자에서 9900만 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몇 년간 고속 성장을 이어오던 기업이 규제 변화 한 번에 흑자에서 적자로 뒤집힌 셈이니, 초저가 커머스 업계 전체가 정책 리스크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남게 됐다.

다음에 볼 것

최종 공모가는 8월 31일 결정되고, 상장은 예정대로 9월 1일 홍콩증권거래소에서 이뤄진다. 2023년 뉴욕 상장은 미중 갈등으로, 2024년 런던 상장은 중국 당국의 개입으로 각각 무산됐던 앞선 두 차례 시도와 달리, 이번엔 7월 10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상장을 승인하면서 절차상 가장 큰 걸림돌은 이미 넘어선 상태다. 앞으로 지켜볼 지점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실제 공모가가 희망 범위(47.60~49.50홍콩달러) 중 어디서 결정되느냐이고, 다른 하나는 상장 직후 주가가 이미 큰 폭으로 낮춰 잡은 몸값(약 270억 달러)조차 지켜내느냐다. 직전 분기 순손실로 전환된 실적을 감안하면 상장 초반 주가 흐름이 기대만큼 따라주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더 크게 보면 이번 상장의 성패는 쉬인 한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관세 장벽이 높아진 시대에 초저가 해외직구 플랫폼이 자본시장에서 어떤 값을 받을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라는 의미를 갖는다. 같은 규제 환경에 놓인 테무를 비롯한 다른 초저가 플랫폼들 역시 이번 결과를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JUSTIN SULLIVAN#GETTY IMAGES#FAIRCHILD PUBLISHING#LLC#SHEIN#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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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인, 몸값 4분의 1로 낮추고 세 번째 상장 도전

뉴욕·런던 실패 딛고 홍콩으로

젤리비 편집국·2026.08.24·5 MIN

뉴욕·런던 실패 딛고 홍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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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달라졌나 왜 지금인가 다음에 볼 것

초저가 패스트패션의 대명사인 쉬인(SHEIN)이 9월 1일 홍콩증권거래소 상장을 확정하며 다시 한번 세계 유통업계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뉴욕(2023년)과 런던(2024년)에서 잇달아 좌절된 뒤 나온 세 번째 도전이라는 점만으로도 화제가 될 만하지만, 정작 더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따로 있다. 공모 희망가 상단 기준 기업가치가 약 270억 달러로, 2022년 시리즈D 투자 유치 당시 인정받았던 약 980억 달러의 4분의 1 남짓으로 쪼그라들었다는 사실이다. 불과 몇 년 만에 초고속 성장의 상징이던 브랜드가 몸값을 큰 폭으로 낮춰서라도 상장을 성사시켜야 하는 처지가 됐다는 뜻이고, 이는 초저가 온라인 쇼핑이라는 포맷 자체가 지금 어떤 국면에 들어섰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읽힌다.

무엇이 달라졌나

쉬인이 홍콩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상장 신청서에 따르면, 공모 희망가는 주당 47.60~49.50홍콩달러(약 952~990엔 상당)이며 2억 8000만 주를 매도해 최대 138억 6000만 홍콩달러(약 2772억 엔)를 조달할 계획이다. 최종 공모가는 8월 31일 확정된다. 이 조건대로 상장이 이뤄지면 희망가 상단 기준 기업가치는 약 270억 달러(약 4조 2660억 엔)로 매겨지는데, 이는 2022년 시리즈D 투자 유치 당시 인정받았던 약 980억 달러(약 15조 4840억 엔)의 4분의 1을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 로이터가 7월 관계자를 인용해 "쉬인이 400억~500억 달러 수준의 몸값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던 것과 비교해도, 실제 제시한 상단가는 그 절반 남짓에 그친다. 원했던 몸값과 실제 제시가 사이의 이 간극 자체가 시장이 쉬인의 성장 스토리를 더 이상 예전만큼 높게 쳐주지 않는다는 신호로 읽힌다. 한편 창업자 크리스 슈(Chris Xu)는 지분 33%를 보유한 채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의결권 무게가 다른 두 종류의 주식을 발행하는 이중 의결권 구조를 채택했다. 몸값은 큰 폭으로 낮췄지만 창업자의 회사 지배력만큼은 조금도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왜 지금인가

이번 상장에서 더 흥미로운 지점은 시점과 맥락이다. 쉬인은 2012년 중국 난징에서 설립돼 2015년 광둥성 광저우로 이전했고, 2022년에는 본사를 싱가포르로 옮겼지만 생산 공급망의 대부분은 지금도 광저우에 몰려 있다. 압도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방대한 상품군을 쏟아내는 이른바 '울트라 패스트패션' 방식으로 특히 젊은 세대 사이에서 몇 년 새 급성장했지만, 그 이면에서는 저작권 침해 소송과 열악한 노동 환경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이 논란은 최근 들어 실제 매출을 갉아먹는 단계까지 번졌다. 미국과 유럽이 소액 수입품에 관세를 면제해주던 이른바 '데미니미스' 제도를 잇달아 폐지하면서, 사실상 쉬인과 테무(TEMU) 같은 초저가 해외직구 플랫폼을 정조준한 규제가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그 여파로 2025회계연도 매출은 전년 대비 8% 늘어난 418억 달러에 그쳤고 순이익은 38.7% 줄어든 약 20억 6000만 달러에 머물렀다. 2026년 1~3월 분기 매출 증가율은 1.1%까지 떨어졌고, 순이익은 전년 동기 3억 9500만 달러 흑자에서 9900만 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몇 년간 고속 성장을 이어오던 기업이 규제 변화 한 번에 흑자에서 적자로 뒤집힌 셈이니, 초저가 커머스 업계 전체가 정책 리스크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남게 됐다.

다음에 볼 것

최종 공모가는 8월 31일 결정되고, 상장은 예정대로 9월 1일 홍콩증권거래소에서 이뤄진다. 2023년 뉴욕 상장은 미중 갈등으로, 2024년 런던 상장은 중국 당국의 개입으로 각각 무산됐던 앞선 두 차례 시도와 달리, 이번엔 7월 10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상장을 승인하면서 절차상 가장 큰 걸림돌은 이미 넘어선 상태다. 앞으로 지켜볼 지점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실제 공모가가 희망 범위(47.60~49.50홍콩달러) 중 어디서 결정되느냐이고, 다른 하나는 상장 직후 주가가 이미 큰 폭으로 낮춰 잡은 몸값(약 270억 달러)조차 지켜내느냐다. 직전 분기 순손실로 전환된 실적을 감안하면 상장 초반 주가 흐름이 기대만큼 따라주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더 크게 보면 이번 상장의 성패는 쉬인 한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관세 장벽이 높아진 시대에 초저가 해외직구 플랫폼이 자본시장에서 어떤 값을 받을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라는 의미를 갖는다. 같은 규제 환경에 놓인 테무를 비롯한 다른 초저가 플랫폼들 역시 이번 결과를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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